은퇴연령 60세 연장, 국민연금 재정에 오히려 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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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우리 사회의 급속한 고령화를 고려해 근로자 정년을 55세에서 60세로 늦추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정년 연장을 통해 은퇴자들의 노후 준비 기간을 늘리겠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가 국민연금 납부시기 및 향후 받을 연금액을 늘려 2060년으로 예상되는 국민연금 고갈시기를 오히려 앞당길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국민연금 납부액이 많아지지만 그만큼 향후 받을 수령액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은퇴연령 상승이 국민연금 납부 보험료 추가 인상 등 보다 큰 폭의 연금구조 개혁을 가져오는 기폭제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국민연금은 현재 수급자들이 낸 보험료의 수백 배를 받는 불합리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 이러한 구조가 가능한 것은 현 세대가 미래 세대가 받을 몫을 미리 당겨 연금으로 받고 있기 때문이다.
2008년 장기재정추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2044년부터 적자가 발생해 적립금이 줄어들고 2060년에는 고갈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엔 기대수명이 계속 늘어나고 있어 국민연금 고갈 시기가 더욱 앞당겨질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1998년 1차 개혁을 통해 국민연금 지급개시 연령을 2013년부터 61세로 올리고 향후 5년마다 1세씩 올려 2033년부터 65세로 연금 지급 시기를 늦추기로 했다. 2007년엔 2차 개혁을 통해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퇴직전 평균 소득 대비 연금액 비율)을 60%에서 40%로 단계별로 인하키로 했다. 연금 지급액이 대폭 줄어드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국민 반발 등을 고려할 때 정부가 추가적으로 연금 수령 시기를 더 늦추거나 소득대체율을 떨어뜨리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대신 현재 월소득의 9%인 국민연금 납부액을 13% 이상으로 높이는 추가 연금개혁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원종욱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은퇴시기를 55세에서 60세까지 5년 늦추면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5년이나 늘어나기 때문에 향후 받을 국민연금액을 높여 오히려 55세에 은퇴하는 것보다 더 국민연금 재정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현 상황에서 국민연금 납부비율을 13%로 올려야만 기금고갈 시기를 겨우 늦출 수 있는데 은퇴연령이 연장되면 이 보다 큰 폭의 연금개혁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문형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역시 "연금납부액인상과 출산율 제고 등 연금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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