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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줍는 노인들…‘서글픈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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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재협
댓글 0건 조회 16,320회 작성일 08-07-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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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경기가 지속되면서 저소득층 노인들 사이에 폐지줍기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원자재값 상승으로 폐지값도 크게 올랐지만, 워낙 많은 노인들이 폐지줍기에 나서다 보니 개인별로 손에 쥘 수 있는 돈은 턱없이 줄어들었다. 가뜩이나 팍팍한 저소득층 노인들의 한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21일 오후 1시쯤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의 J고물상. 김정기(69) 할아버지는 20일 오후부터 서울 청량리에서 종로 일대를 돌며 주운 80㎏의 폐지를 고물상 마당에 내려놨다. 이날 김 할아버지가 손에 쥔 돈은 1만2000원. 지난해에 비해 딱 절반이다. 김 할아버지는 “워낙 경기가 안 좋으니 노인네들이 걸어다닐 힘만 있어도 폐지를 주우러 다닌다”며 “이제 폐지가 ‘귀한 몸’이 돼 폐지줍기도 전쟁”이라며 혀를 찼다.

중구 신당동에 사는 박정자(여·61)씨는 지난 10년간 매일 들렀던 신설동의 고물상을 지난 3월부터는 3일에 한번씩만 찾는다. 지난해에는 하루만에 모았던 폐지를 요즘은 3일은 돼야 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박씨는 총 130㎏의 폐지를 팔아 1만9500원을 받았다. 3일간 오전 6시부터 해질녁까지 폐지를 모아 하루 6500원 꼴을 번 셈이다. 박씨는 “폐지 주우러 다니는 노인이 신당동에만 100명은 될 것”이라며 한숨을 몰아쉬었다.

이처럼 저소득층 노인들 사이에 폐지줍기 경쟁이 치열해진 것은 ‘폐지 수집이 돈이 된다’는 소문이 널리 퍼지면서부터다. 한국환경자원공사에 따르면 지난 6월 폐골판지는 1㎏에 171원으로, 지난해 동기의 80원에 비해 2배 이상으로 올랐다. 폐신문지도 같은 기간 kg당 107원에서 222원으로 올랐다.

폐지도둑도 기승을 부려 폐지 줍는 노인들을 울리고 있다. 김모(여·67·동대문구 장충동)씨는 지난 6월 이틀간 모아둔 폐지를 실은 리어카를 통째로 도둑맞았다. 김씨는 “폐지 도둑이 끊이지 않아 리어카 바퀴에 자물쇠를 2개나 달았다”며 씁쓸해했다. 동대문구 장충동 J고물상의 김모(54) 사장은 “요즘은 아예 공사장이나 상점들이 폐지를 자체 처분하는 바람에 폐지 줍는 노인들 형편이 더 어려워졌다”며 안타까워했다.

<문화일보 2008-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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