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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 스트레스 노인학대 불러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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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재협
댓글 0건 조회 17,590회 작성일 07-1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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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사회에 진입하고 있다. 따라서 계속 증가하는 노인들의 ‘성공적 노후생활’을 위해 다양한 논의들이 오가고 있다.

성공적 노후의 대책을 마련할 때는 자녀들의 노인 부양부담을 고려해야 한다. 준비가 안 된 자녀들, 특히 며느리의 노인돌봄 부담이 크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인을 돌봄으로 인해 발생하는 노인과 며느리(여성)의 문제점 및 대안을 한국노년학회 등이 주최한 추계학술대회에서 짚어봤다.

가정에서 노인을 돌보는 여성들 가운데 취업 중단을 경험한 여성들의 돌봄 스트레스가 취업 활동을 지속하거나 비취업자인 경우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에 가정에서 노인을 돌보는 역할을 담당하던 여성들의 취업이 확대되면서 노인요양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으로써 노인장기요양보호법이 제정되었고, 노인 돌봄에 대한 사회적 책임이 확대되고 있다.

박영란 강남대 교수는 11월 9일 열린 한국노년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여성의 경제활동 증가가 이러한 사회보험 제도의 도입에 영향을 미친 주요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한국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2007년 50%로 OECD 평균인 60.1%보다는 아직 낮은 수준이지만, 여성의 경제활동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장기적으로 볼 때 가정에서 노인 돌봄을 전담하는 인력이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박 교수는 노인장기요양보험의 시행 초기에는 노인인구의 3% 정도에 해당되는 중증노인에 대해서만 우선 서비스가 제공되고, 추후에 대상자 범위가 확대되더라도 요양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고령화 사회에서 여성은 경제활동을 가정에서 노인을 돌보는 역할을 병행할 가능성이 높아 이중 역할에 대한 스트레스를 경험할 수 있다.

박 교수의 연구에 의하면, 여성들의 취업여부에 따라 가정에서 노인을 수발해야 하는 일이 발생하면 취업자는 근로시간을 축소,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거나 부업을 대신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요양서비스 이용 여부에 대해서는 취업자가 비취업자보다 조금 더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부양자들이 노인을 돌보면서 느끼는 전체 돌봄스트레스를 조사한 결과 4점 만점에 취업자는 2.51점, 비취업자는 2,61점으로 취업자가 비취업자에 비해 돌봄스트레스가 조금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돌봄을 수행하는 이들 대부분이 피로 때문에 스트레스를 느낀다고 답했으며, 취업자의 경우에는 자유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하고, 비취업자의 경우 가족의 지지가 부족해 스트레스가 높다고 했다.

박 교수는 특히 경제활동 변화 여부에 따른 돌봄스트레스의 차이는 경제활동에 변화가 있는 경우가 없는 경우보다 스트레스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정규직보다는 일용, 임시직이나 자영업일 경우 스트레스가 더 높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돌봄 노동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가장 높은 집단은 취업 중단을 경험한 가족 부양자인 것으로 조사돼 취업활동 기회의 상실이 결정적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가족수발 담당 여성들의 취업 경력 단절 문제를 예방할 수 있도록 돌봄 노동 여성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권금주 서울사이버대학교 교수는 “며느리들이 노인에게 제공했던 돌봄의 양 또는 질을 축소하거나 철회하면서 노인을 자신의 영역에서 밀어내는 태도와 행동을 취하게 돼 노인학대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권 교수는 가정에서 발생하는 노인학대는 “피해노인과 가해자의 성격 및 정신과 신체 상황, 그리고 가족의 경제상황, 관계의 질, 갈등, 부양스트레스, 지원체계 등 가족의 복잡하고 다양한 원인들과 개인과 가족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문화 요인이 결합되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전국 노인학대예방센터에 신고되어 가해자로 상담 한 며느리들을 대상으로 노인학대가 발생하는 과정에 대해 조사해 노인학대 과정을 잠복기->지탱하기->벗어나기->반격하기->조정하기의 다섯단계로 나눴다.

‘잠복기’는 처음 결혼한 며느리가 낯선 문화의 시댁과의 관계에 적응하는데 남편이 도움을 주기를 기대하지만, 그 기대가 무너지면서 모나고 이해할 수 없는 노인의 구박과 설움이 지속되는 결혼생활로 결혼을 후회하는 상태를 말한다.

‘지탱하기’는 노인과 동거하며 산다는 자체가 압박으로 다가오는 며느리들이 노인으로 인해 생활의 제한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며, 노인이 점차 경제적, 신체적으로 의존해 며느리에게 돌봄의 짐이 무거워 지는 단계. 이 단계에서 며느리는 참는 데 한계가 있음을 경험하고, 노인은 며느리에게 불안을 토로한다.

‘벗어나기’는 노인을 감당치 못하는 며느리가 부양의 양과 질을 줄여 버티는 단계로, 노인의 입장에서는 며느리를 이해하지 못하게 돼 며느리와 노인의 관계가 가장 힘든 단계로 본다.
이에 며느리는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회활동에 참여하며 자신의 에너지를 다른 곳에 쏟게 되고, 노인은 신체적으로 의존적인 존재가 되면서 며느리를 통제할 수 없게 된다.

‘반격하기’는 며느리와 노인의 갈등이 증폭되는 시기로 이러한 갈등과 긴장의 연속으로 인해 가족이 흔들리게 되는 단계로 설명된다. 이 상황에서 노인은 더욱 큰 짐으로 여겨져 며느리는 중압감을 느끼며, 심지어 가족이 흔들리는 원인으로 노인을 지목하기도 한다. 때문에 이 단계에서 노인학대가 발생한다.

‘조정하기’에서 며느리는 노인과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갈등이 심화되어 점점 더 고립되는 상황에서 노인 또는 타인에 의해 학대 사례가 신고돼 가족이 아닌 다른 공적 도움을 받는 것, 그리고 자신은 노인처럼 살지 않겠다고 스스로 결심하여 남은 인생을 준비하게 된다.

권 교수는 “노인학대를 발생케 하는 요인은 며느리와 노인 서로에 대한 공격적 감정, 신뢰하지 못하고 존경받지 못함, 공평함이 없음 등 ‘관계의 질’과 ‘힘의 역전’이라고 지적”하며, “노인학대 발생의 주요 원인을 해결할 수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권 교수는 “노인을 왜 학대하였는가라는 결론적인 접근보다 어떤 것들이 노인을 학대하는 행동인지, 가해자가 인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일반인들에게 무엇이 노인학대인지, 홍보하고 교육하는 예방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보건복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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